“마지막 순간 안타 못쳤으면 뺐다”… 24억 외인 오스틴, 극적인 첫 안타로 살아났다

작성자 | 스포츠뉴스팀2025년 10월 30일

 

“내일도 기대를 할 생각입니다.”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이 한마디는마침내 숨통이 트인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1)을 향한 안도의 신호였다.오스틴이 극적으로 첫 안타를 터뜨리며24억 원짜리 외인의 체면을 지켜냈다.

 

LG, 7-4 승리로 통합우승 눈앞… 2년 만의 정상 복귀 초읽기

 

LG 트윈스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2025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한화 이글스를 7-4로 제압했다.시리즈 전적 3승 1패.이제 남은 세 경기 중 단 1승만 추가하면2년 만의 통합우승을 확정짓는다.

 

LG는 1·2차전을 연속 승리로 장악한 뒤3차전을 내줬지만 4차전에서 곧바로 반격하며 분위기를 되찾았다.정규시즌 1위팀이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잡은 경우우승 확률 100%라는 징크스를 이어갈 전망이다.

 

침묵의 외인 오스틴, 3경기 무안타 후 교체 위기

 

그러나 순항 중인 팀과 달리,오스틴은 시리즈 내내 침묵으로 고민을 안겼다.정규시즌 116경기 타율 0.313, 31홈런, 95타점, OPS 0.988.그야말로 ‘효자 외인’이었지만,정작 한국시리즈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3차전까지 무안타 행진.2차전에서 볼넷 3개를 골라낸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염경엽 감독은 4차전에서 그를 3번에서 5번 타순으로 내렸지만상황은 변하지 않았다.2회 중견수 플라이, 4회 우익수 플라이, 7회 역시 우익수 플라이.경기 막판까지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8회 무산, 9회에 터진 ‘행운의 한 방’

 

8회초 2사 1·2루,한화의 마무리 김서현과 재대결한 오스틴은초구를 받아쳤으나 평범한 2루수 뜬공에 그쳤다.시리즈 첫 안타 기회마저 놓친 듯 보였다.

 

그러나 9회초, 드라마가 시작됐다.LG는 오지환의 볼넷, 박동원의 투런 홈런으로3-4까지 따라붙었다.이어 김현수·문보경의 연속 적시타로 6-4 역전.그리고 타석엔 다시 오스틴이 섰다.한화는 투수를 한승혁으로 교체했다.

 

한승혁의 2구째 몸쪽 직구.오스틴이 이를 밀어쳤고, 타구는 좌익수 왼쪽 절묘한 코스로 떨어졌다.이 한 방으로 문보경이 홈을 밟으며LG는 7-4로 달아났고,오스틴은 마침내 시리즈 첫 안타를 기록했다.

 

“못 쳤으면 교체였다”… 염경엽의 솔직한 고백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솔직하게 말했다.“마지막 순간 안타를 못 쳤다면 내일(5차전)은 문성주가 선발이었다.경기 도중에도 문성주와 천성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하지만 오스틴의 ‘행운의 안타’가이 계획을 바꾸었다.

 

염 감독은 “그 한 방이 묶여 있던 실타래를 풀어줬다”며“지명타자 겸 5번 타자로 내일도 그대로 나간다.타격감이 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결과적으로 이 안타는오스틴에게 ‘기회 연장’을 선물한 셈이 됐다.

 

‘24억 외인’의 재도전… 이제 웃을 수 있을까

 

오스틴은 올 시즌 연봉 170만 달러(약 24억 원)로팀의 확실한 중심타자로 자리했다.시즌 내내 꾸준했던 그였지만포스트시즌 부진으로 인해단 하루 만에 ‘믿음의 무게’를 체감했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만들어낸1안타의 반전은 모든 분위기를 바꿨다.팀은 이겼고, 감독의 신뢰도 이어졌다.오스틴은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3경기 동안 이어진 무안타 행진,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 터진 ‘단 하나의 안타’.그것이 오스틴의 가치를 증명했다.이제 남은 건 단 하나 —그가 웃으며 우승 세리머니에 설 수 있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