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3억 포기하고 은퇴? 다르빗슈의 침묵, ‘박찬호의 124승’은 영원할까

작성자 | MLB 전문기자팀2025년 10월 29일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은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그리고 그 유일한 도전자가 멈춰섰다.바로 다르빗슈 유(39·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4600만 달러(약 653억 원)의 잔여 연봉을 남겨둔 채,그는 은퇴 여부를 두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박찬호의 ‘124승 신화’, 여전히 넘어설 자 없다

 

1994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박찬호는2010년 피츠버그를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17시즌 동안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0승 이상 시즌을 7차례 기록한 그는아시아 투수 중 가장 오랫동안 MLB 정상급 경쟁력을 유지했다.

 

이 기록이 지금까지도 ‘불멸’로 남은 이유는데뷔 시점과 커리어의 길이에 있다.박찬호는 21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했지만,일본 투수들은 대부분 20대 후반 이후에 진출한다.예를 들어 노모 히데오는 27세, 구로다 히로키는 33세에첫 MLB 무대를 밟았다.박찬호보다 출발이 늦은 만큼누적 승수를 쌓기 어려웠다.

 

다르빗슈, 115승에서 멈춘 걸까

 

일본이 낳은 에이스 다르빗슈 유는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뒤샌디에이고로 이적하며 꾸준히 활약했다.통산 115승—이제 박찬호의 124승까지 단 10승이 남았다.기록 경신이 눈앞이었다.

 

그러나 올해 그는 15경기 5승5패 평균자책점 5.38로 부진했다.팔꿈치와 어깨 부상이 잦았고,이미 커리어 동안 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은 몸이다.2021~2022년에는 각각 30경기씩 나섰지만,2024년에는 고작 16경기, 올해는 15경기만 소화했다.사실상 체력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2주만 더 달라” 침묵 속의 결심

 

시즌 종료 후 다르빗슈는 구단에“2주 정도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샌디에이고의 A.J. 프렐러 사장은“그는 조직 내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잔류를 바란다”고 밝혔지만,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구단은 다르빗슈의 결정을 기다리는 동시에차기 선발진 보강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자유계약(FA) 시장이 월드시리즈 종료 직후 개장하기 때문에,그가 현역을 이어갈지 여부는 조속히 정리되어야 한다.

 

653억 원 남기고 떠난다면? “그럴 수도 있다”

 

다르빗슈는 현재 2028년까지 계약이 보장되어 있다.남은 금액은 총 4600만 달러, 한화 약 653억 원.하지만 은퇴 선언 시 잔여 연봉을 받을 수 있을지는계약 형태와 구단 협상에 따라 달라진다.

 

일본 현지 언론은 “다르빗슈는 돈보다 명예를 중시하는 성향”이라며잔여 연봉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실제로 그는 지난해 사타구니 부상으로‘제한선수 명단’에 올랐을 때 급여를 받지 않았다.그 선택은 “프로의 자존심”이라 평가받았다.

 

만약 은퇴한다면, 박찬호의 기록은 누구에게로?

 

다르빗슈가 은퇴를 결정한다면박찬호의 124승은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는다.일본 투수 중 3위 구로다 히로키(79승),4위 다나카 마사히로(78승),5위 마에다 겐타(68승)는 이미 일본 복귀를 앞두고 있다.류현진(78승) 역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현재 아시아 현역 투수 중 MLB 통산 승수 상위권은기쿠치 유세이(48승),오타니 쇼헤이(39승) 정도에 불과하다.두 선수 모두 아직 30대 초반이지만,오타니는 타자로서의 비중이 커‘투수 오타니’의 완전 복귀는 미지수다.

 

다르빗슈가 박찬호의 124승을 넘기 위해 필요한 건 단 10승.그러나 부상과 나이, 그리고 마음이 그를 붙잡고 있다.만약 그가 은퇴를 택한다면—박찬호의 기록은 오타니조차 넘지 못할 ‘아시아의 불멸’로 남을지도 모른다.